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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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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상상력, 그리고 매직(magic) 자기 주위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나 매일매일 눈에 들어오는 광경,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재로서 자신 안에 받아들이고 상상력을 구사하여 그런 소재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의 스토리를 꾸며나가면 됩니다. 아, 이건 말하자면 '자연 재생 에너지' 같은 것이군요. 세계는 따분하고 시시한 듯 보이면서도 실로 수많은 매력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원석이 가득합니다. 소설가란 그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멋진 것은 그런 게 기본적으로 공짜라는 점입니다. 당신이 올바른 한 쌍의 눈만 갖고 있다면 그런 귀중한 원석은 무엇이든 선택 무제한, 채집 무제한입니다. 이런 멋진 직업, 이거 말고는 별로 없는 거 아닌가요?(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p. 136, 140)
오리지낼리티와 자유, 그리고 문장 만일 당신이 뭔가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그런 본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문제를 정면에서 곧이곧대로 파고들면 얘기는 불가피하게 무거워집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야기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자유로움은 멀어져가고 풋워크는 둔해집니다. 풋워크가 둔해지면 문장은 힘을 잃어버립니다. 힘이 없는 문장은 사람을 - 혹은 자기 자신까지도 -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p. 110)
참된 작가의 조건 아마도 '참된 작가에게는 문학상 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주 많다'라는 것이겠지요. 그 하나는, 자신이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실감이고, 또 하나는 그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해주는 독자가 - 그 수의 많고 적음은 제쳐두고 -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실감입니다. 그 두가지 확실한 실감만 있다면 작가에게 상이라는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것입니다.(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p. 72-73) 두 가지 '실감'을 갖는 것은 연구자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역사를 연구하는 이유 그러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p. 342)
글, 소설 쓰는 방식 프랑스어는 그녀 -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헝가리 작가 - 에게는 후천적으로 학습한(학습하지 않을 수 없었던) 외국어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외국어를 창작에 채용하는 것을 통해 그녀만의 새로운 문체를 고안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짧은 문장을 조합하는 리듬감, 번거롭게 배배 꼬지 않는 솔직한 말투, 자신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적확한 묘사, 그러면서도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일부러 쓰지 않고 깊숙이 감춰둔 듯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 한참 나중에야 그녀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보고 거기서 뭔가 그리움 같은 것을 느꼈던 게 또렷이 기억납니다....소설을 쓸 때 '문장을 쓴다'기보다 오히려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에 가까운 감각이 있습니다. 나는 그 감각을 지금도 소중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요컨대 머리로 문장..
어른이 된다는 것 (고달픔과 즐거움 이외에)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내가 그사이에 사회를 배웠다는 것입니다. '사회를 배웠다'라고 하면 지나치게 직설적이라서 어째 바보 같지만, 요컨대 어른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수없이 단단한 벽에 머리를 들이받고, 아슬아슬한 고비를 가까스로 뚫고 나왔습니다. 심한 욕을 듣고 심한 꼴을 당하기도 했고 억울한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물장사'라는 것만으로 상당히 사회적인 차별들을 했습니다. 몸을 혹사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웬만한 일은 입 다물고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튼 가게를 유지하고 빚을 갚는다는 것 외에는 거의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재미있는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고 아주 위험한 일, 힘겨운 일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나는 대학 강의실보다, 혹은 동질의..
모순의 가치 그 ​모순은 모든 인간 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문화의 엔진으로서, 우리 종의 창의성과 활력의 근원이기도 하다. 서로 충돌하는 두 음이 동시에 연주되면서 음악작품을 앞으로 밀로 나아가듯이, ​우리의 생각과 아이디어와 가치의 불협화음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고, 재평가하고, 비판하게 만든다. 일관성은 따분한 사고의 놀이터다.(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p. 238)
A dual character of theories All theories have a dual character. They are simultaneously fixed conceptual structures and living processes of continuous concept formation. The continuous development of the theory is possible only from within it, through its immanent contradictions and gaps. (Y. Engestrom, 2015, 19-20. Learning by Expanding) "windows" & "Heteroglos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