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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Just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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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공유 - 갑자기 사료부자가 된 룽고언니의 뜬금없는 첫 이벤트 겨울이를 위한 이벤트 참여! :) http://blog.naver.com/jgreen012/220969948339
<다시,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2016) / 박웅현 우리의 삶은 모호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명료한 답을 원해요. 그래서 "명료한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자주 하는 말이 "어떠한 일반론도 각자 삶의 특수성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말입니다. 삶은 아주 쫀쫀하게 이어지죠. (곽재구) 시인은 그 부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삶이란 때로 상상력의 허름한 그물보다 훨씬 파릇한 그물을 펼 때가 있다.드라마에서 보는 상상력의 그물, 온갖 장치를 다 만들어놓고 펼치는 그 그물들이 정말 말도 안 될 때가 많죠. 점 하나 붙였다고 다른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세요. 아주 허름한 상상력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짠 상상력의 그물보다, 사실 우리 삶의 그물이 훨씬 더 촘촘하게 짜여 있다는 겁니다. 참 맞는 이야기죠...
딸을 위한 시 1. 방금 산 계란이 터져있던 걸 알고 교환을 위해 마트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고객센터 번호표를 뽑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려고 뒤를 돌았다. 딱 봐도 노숙인 행색의 아저씨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나는 일부러 그 옆에 앉았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나랑 그 사람이랑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설득하면서, 나에게 말이라도 걸으면 친절히 대답하고자 마음 먹었다. 2. 기대와 달리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아저씨는 이내 화장실로 향했는데, 착각한 듯 여자 화장실로 잘못 들어갔다 나온 후에 멋쩍게 웃었다. 멋지게 차려 입은 중년의 신사라면 '실수'라 여겨질 일도, 몰골이 그러하니 '일부러 잘못 들어간 거 아니야?'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 3. 난 곱게 자란 ..
Morning calm
두 가지 리얼리티 현실 사회의 리얼리티와 스토리의 리얼리티는 인간의 영혼 속에서(혹은 무의식 속에서) 피할 수 없이 그 근저에서 상통하는 것입니다. 어떤 시대에도 대변혁이 일어나 사회의 리얼리티가 크게 교체될 때, 그것은 스토리의 리얼리티의 교체를, 마치 반증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요구합니다.스토리란 본래 현실에 대한 메타포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변동하는 주변 현실의 시스템을 따라잡기 위해, 혹은 거기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내적인 장소에 앉혀야 할 새로운 스토리=새로운 메타포 시스템을 필요로 합니다. 그 두 가지 시스템(현실 사회의 시스템과 메타포 시스템)을 제대로 연결하는 것에 의해, 다시 말해 주관 세계와 객관 세계를 오고 가면서 상호 간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하는 것에 의해, 사람들은 불확실한 현실을 ..
캐릭터의 자립성 ... 소설 캐릭터에 특히 중요한 것은 나로서는 '그 인물이 얼마나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가주느냐' 하는 점입니다. 등장인물을 만든 것은 물론 작자지만, 참된 의미에서 살아 있는 등장인물은 어느 시점부터 작자의 손을 떠나 자립적으로 움직입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픽션 작가들이 흔쾌히 인정하는 일입니다. ... 내가 말하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소설가는 소설을 창작하는 것과 동시에 소설에 의해 스스로 어떤 부분에서는 창작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p. 249, 253) 소설가가 등장인물에 (제대로) 생명을 입히면, 등장인물은 스스로 life-story 를 만든다.
망치질 한 문장을 수없이 다시 읽으면서 여운을 확인하고 말의 순서를 바꾸고 세세한 표현을 변경하는 등의 '망치질'을 나는 태생적으로 좋아합니다.(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p. 163) 나도!
소설가의 상상력, 그리고 매직(magic) 자기 주위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나 매일매일 눈에 들어오는 광경,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재로서 자신 안에 받아들이고 상상력을 구사하여 그런 소재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의 스토리를 꾸며나가면 됩니다. 아, 이건 말하자면 '자연 재생 에너지' 같은 것이군요. 세계는 따분하고 시시한 듯 보이면서도 실로 수많은 매력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원석이 가득합니다. 소설가란 그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멋진 것은 그런 게 기본적으로 공짜라는 점입니다. 당신이 올바른 한 쌍의 눈만 갖고 있다면 그런 귀중한 원석은 무엇이든 선택 무제한, 채집 무제한입니다. 이런 멋진 직업, 이거 말고는 별로 없는 거 아닌가요?(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p. 136, 140)